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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aily ♥

퇴사 1일차

by prinha 2024. 4. 2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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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족이 아픈 것도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인간관계도 내 맘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
모든 책임과 짐은 내가 져야한다는게 내가 정말 어른이라는게 기댈 어른이 없다는게 모든게 힘들었다

지금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내 평생 후회할 것 같았고 모든게 버거워서 생각지도 않던 퇴사를 해버렸다

사람들은 엄마를 간병하며 내가 더 힘들어질까 또 내 커리어에 영향이 있을까 휴직을 많이 권하셨다
언제 복귀할까 전전긍긍하기도, 다른 분이 내 일을 해주시는 것도 신세지기 싫었다
그래서 아무 계획도 없으면서 3년을 다닌 회사를 무작정 퇴사했다

다행히 나를 좋게 봐주셨던 분들이 밥 한끼 하자며 많은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건네주셨고 진심으로 감사했다

그동안 회사를 다니며 실수도 많이 하고 사고도 치고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배울 수 있던 시간이었다
엄마의 건강이 조금이나마 나아져서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중인지 그래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
그래서 3년을 같이 보낸 선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떡을 돌렸다
한 사람이라도 내 진심을 알아주신다면 그걸로 되었다

좋은 곳으로 이직할거야 돈 많이 벌거야 했던 내 욕심들도 사라진건지 아직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
퇴사한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서일까
차라리 누군가가 내 길을 정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내 인생에 대해서는 주도적이었던 내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

앞으로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참 머리 아프다
오늘은 그저 감사함 하나만 생각하고 잠에 들어야겠다

벚꽃이 피기 시작한 봄날에 맞춰 퇴사 선물을 해주셨는데 생화의 향기가 가득한 프리지아 꽃다발과 선물들이 참 감사한 밤이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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